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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사랑 / 선미숙 큰소리치며 쏟아지는 빗줄기는 새벽잠을 고스란히 걷어가 버리고! 잠시 잊으라는 듯! 때론 지우라는 듯! 세차게 아주 세차게 퍼붓는다. 그래서 사라질 그리움이라면! 그래서 씻겨갈 쓸쓸함이라면! 시간은 빗속을 뚫고 아침을 여는데 산등성이를 휘감은 안개는 한낮에 열기를 품고 잠을 끌어안지 못한 몸뚱이는 밤이 무섭다. 그렇게 몸부림치며 깊이를 모르게 파고드는 사랑이라면 부셔져 흙이 되는 그날까지 한여름에 뜨거움으로 살아가리. - 선미숙 / 지독한 사랑 - 산들 - 너에게 닿기를 2025. 1. 13.
비움은 또 다른 희망 / 노정혜 꽃눈이 내린다 거리가 분홍 꽃 입었네 아픈 모습은 없고 거리를 꽃으로 수놓는다 욕심도 없이 투정도 없이 자연의 순리대로 꽂진 자리 희망이 싹튼다 떠남은 비움이라 진달래 봉숭아 예쁜 꽃들의 향년이 색색으로 자연을 수놓을 것이라 비움은 또 다른 희망 자연에 순응하며 떠난다 - 노정혜 / 비움은 또 다른 희망 - Harry Styles - Boyfriends 2025. 1. 13.
뜨거운 사랑 / 이성지 내 마음속 깊이 휑하니 쓸쓸한 그리움 하나 그대의 사랑 아련히 밀려오네요. 금방이라도 내 야윈 얼굴 울어 버릴 것 같은 슬픔이 눈시울 적시게 합니다. 기약 없는 기다림 애타게 기다리게 합니까 내가 얼마나 울어야 합니까 꿈속 같은 사랑스러운 그대여 내가 그대를 부둥켜안아 볼 수가 있을까요. 기약 없는 기다림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간절해지네요. 그대가 오시는 길에 반갑게 손을 내밀려 반갑게 맞아 줄게요. - 이성지 / 뜨거운 사랑 - 사이로 - 우리 따뜻했던 2025. 1. 13.
친구의 넋두리 / 권오범 못 배운 한 대물림 싫어 땅 팔고 소 팔어 먹물 멕여놨더니 써먹을 디 한군데 읍써 구들직장이니 복장 터질 수밖에 선보먼 퇴짜 맞어 장가는커녕 같이 늙어 가는 꼬락서니 집터가 삼살 방인지 조상 묘에 수맥이 흐르나 남의 자식들은 못 배웠어도 돈 잘 벌고 즈덜끼리 눈 맞어 잘두 살건만 허우대는 호랭이도 잡아먹게 생긴 것이 세상 겁나 입때껏 운전면허두 읍당게 허구한 날 컴퓨터 속 귀신과 고스톱만 치고 자빠졌으니, 위티게 헌댜 저 빌어먹을 꼴 보기 전에 내가 일찌감치 숟가락 놨어야 허넌디 - 권오범 / 친구의 넋두리 - Harry Nilsson - He Needs Me 2025. 1. 12.
인생 역에서 / 박인걸 침묵은 쇳덩이만큼 무겁고 눈물이 시야를 흐리게 할 때 뿌려대는 빗줄기에 젖은 나뭇잎 가슴위로 뒹군다. 삶의 숫한 인생 역에서 더러는 맞이하고 보내야 했지만 떠나보내야 하는 눈 가에 깊은 우수가 드리운다. 헤어지지 않을 만남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런 날을 잊고 살았기에 함께 했던 날이 행복하였으리. 기적 소리에 그대를 실어 머나먼 길로 떠나보내지만 여기 서 있는 내 영혼은 언제나 그대 옆에 붙어 있으리. - 박인걸 / 인생 역에서 - 사뮈 - 비가 와서 그런지 2025. 1. 12.
비와 여인 / 최봄샘 시한폭탄같은 비를 품고도 웃고 있는 하늘 거울 앞에 오래 앉아 화장하는 여인의 가슴엔 묻어둔 이야기들 두꺼운 세월 뚫고 뾰족이 얼굴 내민다 비가 쏟아지겠지 조금 더 찐하게 빗물에 씻겨버릴지도 모르니까 조금 더 야하게 널 만날 것 같으니까 백치 여백은 들키고 싶지 않아 장미빛 입술로 선명하게 너에게 해야 할 말이 있어 영화처럼 빗물 가득한 거리에서의 해후라면 지워질지도 모를 이 가면 그래도 더 두껍게 색체를 입혀야지 - 최봄샘 / 비와 여인 - 사공 - 사랑이라 알고 있었네 2025. 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