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 별것이냐
서로의 상처를 한눈에 알아보고
여는 남의 허벅지에 다리를 올리고
남은 여에게 팔베개를 해주다
입춘의 몸에 고로쇠 물이 오르면
주저 없이 장작불을 지피는 것이니
남은 여의 젖가슴에 얼굴을 묻고
울컥 터지는 울음 참기도 하고
여는 그의 속눈물을 받아들여
아이를 배기도 하지만
활활 타올라 아궁이 속 불이 되고
한 줌 재가 될 때까지
굴뚝 연기만 높이 올리는 것이니
누군가 깊은 눈빛이 있어
저기 저 외딴 산마을 강마을
두 몇 토방의 남과 여
한 줌 푸른 연기로 오르는 것을
알아보든 말든
- 이원규 / 남과 여 -
볼빨간사춘기 - Dejav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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