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잠겨 든 식은 찻물은 몹시도 비렸다
두고 온 것들을 그리워하게 하는
가난한 희망이 좀 더 뚜렷해지고
복숭아 속살 같은 진심
말갛게 드러나
너무 길어서 끝은 있을까 하는 날에도
어김없이 날은 밝아왔다
잊고자 하는 고통스러운 기억조차
그리움으로 다가오게 하는 마법을 부르는
그냥 그 시시하고 두루뭉술한 단어와
어울리는 날
희망이 밀려오는데
밟고 싶지 않은 절망 함께 떠밀려왔다
발이 닿지 않은 두려움
헤엄쳐 벗어나기엔
끝이 보이지 않는 저 반대편에 서서
순수하게 물었고 악의 없이 권하며
진심으로 청했다
책임을 져야 하는 하루가 지나고 있다
- 이순옥 / 떠밀다 떠밀리다 -
데니스프로젝트 - 눈물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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