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바람이 불어오고
간간히 이른 겨울비가 내립니다.
그래도 행복한 순간이 있었다면
그건 당신과 함께한 순간이었는데
옷깃을 여미며
마른 나뭇잎 위를 걸어봅니다.
거리는 이별의 설움을 간직한
낙엽들로 가득합니다.
닮아 있을까요.
뼛속을 파고드는 이 그리움은
차디찬 겨울바람보다 더 아픕니다.
사랑했기에 돌아섰다고..
사랑했기에 잊어야 한다고..
스스로 위로해 보지만
어찌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을 외면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 곧 첫눈이 오겠지요.
하얀 눈꽃처럼 피어날 숱한 그리움을
시린 손끝으로 헤아리며
아, 얼마나 더 울어야 합니까
사랑했지만 돌아섰는데..
사랑했지만 잊으려 했는데..
살갗을 에이는 보고픔에
하염없이 떨고 있는
아 서러운 마음은
또 다시
깊은 슬픔에 잠깁니다.
- 장세희 / 겨울 연가 -
이장혁 - 영등포
이젠 그만 나를 놔줘 영등포
나는 너무 지쳐버렸어
너의 곁을 스쳐 지날 때마다
지친 나는 무너져내려
이젠 나를 떠나가줘 영등포
난 충분히 힘들어했어
변명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그때 나는 너무 어렸어
너의 바닥에 붙은 까만 껌처럼
넌 내 맘 한 구석에 단단히 붙어
그 묘하고 슬픈 노래와 얘기들을
내 꿈속에 가득 풀어놓지
제발 나를 떠나가 줘 영등포
약한 나를 너도 알잖아
내 주위를 끊임없이 맴도는
넌 허기진 유령일뿐야
작은 내 안에 둥지 튼 너의 골목
그 속에서 난 눈뜬 채 길을 잃고
너의 더러운 벽들처럼 얼룩진
기억 속에 난 갇혀버리지
이젠 그만 나를 놔줘 영등포
이젠 그만 나를 놔줘 영등포
이젠 나를 떠나가줘 영등포
제발 나를 떠나가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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