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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인생

세월의 바퀴 / 박종영

by LeeT. 2024. 11. 30.

2024.8.17.

두 개의 둥근 얼굴이
원의 균형을 지탱하고 굴러간다.

언제든지 모나지 않은
천형의 굴렁쇠를 가슴에 달고
세월 누비며 굴러가는 고단한 하루가
길 위에 눕는다.

간혹 깍지낀 손의 버팀이 부대낄 때마다
가벼운 바람은 느슨한 기운을 다독이고,
밤의 침묵을 따라 바삐 달아나는 얼굴들이
제각기 빛나는 훈장을 달고 으스댄다.

너와 내가 즐겨야 하는 밤이 깊어갈 때,
타락의 거리 으슥진 곳에서는
발가벗은 추억의 입맞춤이 절정이고,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삶의 마지막 길까지
이유없이 굴러가야 하는 세월의 바퀴가
무겁다.

- 박종영 / 세월의 바퀴 -

 

Florence + The Machine - Never Let Me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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