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라이터, 낡고 허름한 지갑
액정마저 금이 간 휴대폰
번호가 맞지 않았을 그래서 구겨버렸을
꼭 쥔 한 장의 복권
저 복권 한 장에 담긴 염원
사력을 다해 지키려는 가정
삶의 원동력, 울타리였을
난 그 복권에서
오랫동안 눈을 돌릴 수 없었다
억울함을 입 밖으로 쏟아내지 못한
둥글게 말아 쥔 손끝
걷던 길이 사실은 미로였다는 걸
마른 눈물이 모래로 변하고,
몸도 먼지처럼 흩어지고 있었다
이제는 무의미한 과거가 된.
가벼우려고 애쓴 무거움에서
쌉싸름한 피 맛이 났다
- 이순옥 / 뒷모습을 지켜보는 일 -
Eros Ramazzotti - L'Aur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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