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당신 앞에서 드러내소서.
나의 거짓과 위선,
게으름과 안일함,
욕심과 교만을 다 드러내소서.
그러므로 당신 앞에서
노란 병아리처럼 울며 떨게 하소서.
지금까지 내가 한 일은 당신을
속이기 위해 나를 감추는 일뿐이었습니다.
내게 몇 방울의 눈물이 있다면,
한 방울은 나를 위하여,
한 방울은 나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하여,
또 한 방울은 그 많은 사랑의 기회를 주고
내가 깨닫기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흘리게 하소서.
그래도 한 방울이 남아 있다면 누군가의 눈물을
이것으로 대신하게 하소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한 방울 한 방울의
눈물로 나를 씻어 엄마 품의 아이처럼
순결하게 당신을 바라보는 일입니다.
- 정용철 / 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 -
정인 - 미워요
날 다시 보고도
그댄 아무렇지 않네요
참 편하겠어요
그리 어른스런 사람이어서
웃으라 하지 말아요
잊으라 하지 말아요
내 가슴 아픈 것까지
맘대로 말아요
난 그댈 미워할래요
그것만은 하게 해줘요
못난 난 그대가
멀쩡한 그대가
미치도록 미워요
그 태연한 얼굴
여태 예전 그대로군요
좋은 사람 만나
그런 말을 자연스레 건네며
웃으라 하지 말아요
잊으라 하지 말아요
내 가슴 아픈 것까지
맘대로 말아요
난 그댈 미워할래요
그것만은 하게 해줘요
못난 난 그대가
멀쩡한 그대가
미치도록 미워요
서로 품을 찾던 숱한 밤들도
두근대던 새벽도
다 흩어졌나요
내겐 살아있는데
살갗 깊숙이
가슴 깊숙이
달라붙어 있는데
지워지지 않는데
잊으라 하지 말아요
내 가슴 아픈 것까지
맘대로 말아요
난 그댈 미워할래요
그것만은 하게 해줘요
못난 난 그대가
멀쩡한 그대가
미치도록 미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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