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 인생

가을 숲에서 / 구연배

by LeeT. 2025. 2. 16.

2024.9.30.

말없이 떠나간 꽃들아
새들아
이별연습으로 요란 했을 그대들의
마지막 날을 나는
귀 기울이지 못했다.

눈치 채지 못했다.
나무들도 쓸쓸함을 견디려
옷을 벗어버렸다.
가진 것이 많으면 더 외로워지는 세상
힘이 되어준
따뜻한 그늘을 추억하며

꽃자리 언덕에 서서
올려다보는 하늘 저 멀리
날아간 길이 보이고
그 곁에
흰 구름 흘러간다.

안개 깔리며
지우고 또 지우는 풍경 속으로
낙엽을 밟으며

씨앗을 묻는 흙바람 소리 들리고
아무도 빈 둥지 허물지 않는다.
돌아올 믿음을 간직한 채로.

- 구연배 / 가을 숲에서 -

 

Infinita Symphonia - A Silent Hero



'삶, 인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성의 힘을 부여받은 갈대 / 파스칼  (0) 2025.02.18
가을노래 / 김수향  (0) 2025.02.16
타인의 추억 / 박종영  (0) 2025.02.15
오늘 하루가 선물입니다 / 박종영  (0) 2025.02.15
내려놓음 / 박인걸  (0) 2025.02.1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