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떠나간 꽃들아
새들아
이별연습으로 요란 했을 그대들의
마지막 날을 나는
귀 기울이지 못했다.
눈치 채지 못했다.
나무들도 쓸쓸함을 견디려
옷을 벗어버렸다.
가진 것이 많으면 더 외로워지는 세상
힘이 되어준
따뜻한 그늘을 추억하며
꽃자리 언덕에 서서
올려다보는 하늘 저 멀리
날아간 길이 보이고
그 곁에
흰 구름 흘러간다.
안개 깔리며
지우고 또 지우는 풍경 속으로
낙엽을 밟으며
씨앗을 묻는 흙바람 소리 들리고
아무도 빈 둥지 허물지 않는다.
돌아올 믿음을 간직한 채로.
- 구연배 / 가을 숲에서 -
Infinita Symphonia - A Silent 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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