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 인생

밤에 쓰는 시 운명, 그 헛되고도 족쇄 같은 / 이순옥

by LeeT. 2025. 1. 15.

2024.9.12.

생각한다.
반복되는 시간의 굴레 속에
홀로 갇힌 자의 쓸쓸함에 대하여

눈 속에는 억겁의 시간이 있다
겹겹이 쌓인
시간의 미로가 너의 눈 속에 있었다
빈 공간에 쌓이는 먹먹한 침묵

시간의 바깥에 있던 나는
너로 인해
시간의 한복판으로 떨어졌다
입에서 노니는 한치 단어들이 모여
진실처럼 무겁고
열정처럼 뜨거운 낙인이 되어

빛. 생의 빛과 같은 눈을 바라보며 고백한다
오직 너만이 내게 존재하기를
머릿속에서 맴도는 말은 그저 생각일 뿐이지만
입 밖으로 나온 순간 말은
약속이 되고 맹세가 된다

운명이란 늘 뛰어넘어야만 하는
벽이자 부숴야 하는 장애물
긴 삶과 짧은 생, 그 한가운데
작은 섬처럼 고인
이 순간 속에
영원히 머무를 수 있기를.

- 이순옥 / 밤에 쓰는 시
운명, 그 헛되고도 족쇄 같은 -

 

Heart - No Other Love



'삶, 인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은 만들어진 상품이 아니다 / 알랭  (0) 2025.01.16
소주에 대하여 / 구재기  (0) 2025.01.16
가을햇살 / 정연복  (0) 2025.01.15
지는 가을 / 박고은  (0) 2025.01.14
비움은 또 다른 희망 / 노정혜  (0) 2025.01.1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