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클어진 머리를 빗어 내립니다
언제부터인지 한밤이면
머리카락처럼 헝클어진 마음이
외로운 잠에 섞여 꿈인 듯 생시인 듯
고르지 않은 체온 곁으로 나란히 눕곤 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하나의 일상
그 빈곤한 연가가 되어버린 멍청한 시간들에
군데군데 흠집 난 가슴을 열어 보이며
조금은 부끄러운 줄도 알아야했습니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눈물을 참으며
내가 보여준 그 한 페이지는
전부일 수도 아님 일부일 수도 있음을
속속들이 내보이지 않고도 말해야했습니다
내 기도를 들어 주는
당신의 가슴이 아플 것 같습니다
아픈 가슴에 기대어 숨을 쉬는 나의 기도는
오늘도 눈물바다입니다
부드러운 시간에 길들여지지 못한 묵상은
그래서 또 길을 잃습니다
살갗에 와 닿는 당신의 목소리는
길들여지지 않은 나의 가슴을 비늘처럼 벗겨냅니다
암담하고 뜨거운 이 궁지에서
내가 부를 이름은 오직 당신뿐이기에
물기 없는 손끝에서
전화선처럼 매달리는 당신의 옷자락을
나는 거부할 수가 없습니다
편견과 오해 같은 삶의 편린들이
배고픈 사막처럼 나를 울릴 때
슬프게 바라보는 당신의 아름다운 눈을
사랑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주세요
삭막한 어둠 속에서 더 빛을 내기 위하여
황량한 고독 속에서 더 충만하기 위하여
내가 찾는 유일한 회복은 당신입니다
내가 살아 있어
슬픈 출발을 날마다 하고 있는 동안은요
- 박소향 / 당신과 함께라면 영원이길 -
남영우 - 고마운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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