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쓰고 싶은 날이 있다.
메마른 갈비뼈 사이
바람 소리로 갇혀있던 그 말을
조심스레 꺼내어
편지를 띄우고 싶은 날이 있다.
눈이 내리면 눈이 내린다고 쓰고 싶다.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분다고 쓰고 싶다.
마음을 툭 털어
바다 한켠 떼어낸 푸르디 푸른 그리움으로
편지를 보내고 싶은 날이 있다.
가끔 우리 삶은 아득한 저음의
통곡 소리처럼 외로운 것
아무도 오가지 않는 뒷골목에서
나즈막히 부르는 노래처럼 서러운 것
한번은 푸른 기억의 끝을 동여맨
긴 편지를 부칠 것이다.
어깨너머 긴 휘파람 소리가 스쳐 지나면
한 번쯤 붐비는 거리에 서서
누군가 보낸 편지라고 생각하라.
편지를 펼치면 푸른 바다가 출렁
추억으로 흔들릴 것이다.
- 이지현 / 편지를 쓰고 싶은 날 -
헨리 - 그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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