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대가 아찔한 절벽 끝에서
바람의 얼굴로 서성인다면 그대를 부르지 않겠습니다
옷깃 부둥키며 수선스럽지 않겠습니다
그대에게 무슨 연유가 있겠거니
내 사랑의 몫으로
그대의 뒷모습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손 내밀지 않고 그대를 다 가지겠습니다
2
아주 조금만 먼저 바닥에 닿겠습니다
가장 낮게 엎드린 처마를 끌고
추락하는 그대의 속도를 앞지르겠습니다
내 생을 사랑하지 않고는
다른 생을 사랑할 수 없음을 늦게 알았습니다
그대보다 먼저 바닥에 닿아
강보에 아기를 받듯 온몸으로 나를 받겠습니다
- 김선우 / 낙화, 첫사랑 -
김나영 - 가슴이 말해
'사랑, 그리움 그리고 친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자는 / 베르벨 바르데츠키 (0) | 2023.06.27 |
---|---|
사람이 있었습니다 / 박현희 (0) | 2023.06.27 |
그대는 가슴에 저장된 파일입니다 / 김윤진 (0) | 2023.06.26 |
아픈 사랑일수록 그 향기는 짙다 / 도종환 (0) | 2023.06.25 |
손끝으로 전하는 온기가 필요하다 / 문지안 (0) | 2023.06.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