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바람이 불지 않아도
그 가지와 뿌리는 은밀히 만나고
눈을 감지 않아도
그 머리는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있다.
나무는
서로의 앞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누가 와서 흔들지 않아도
그 그리움은 저의 잎을 흔들고
몸이 아프지 않아도
그 생각은 서로에게 향해 있다.
나무는 저 혼자 서 있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세상의 모든 새들이 날아와 나무에 앉을 때
그 빛과
그 어둠으로
저 혼자 깊어지기 위해 나무는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 류시화 / 나무 -
Tony Joe White - Closer to the Truth
'삶, 인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의 하루 / 조미하 (1) | 2023.06.09 |
---|---|
위로 / 김홍식 (0) | 2023.06.09 |
마음의 강 / 이남섭 (2) | 2023.06.07 |
어차피 걸어야 할 길이라면 / 이혜경 (1) | 2023.06.07 |
고난 / 조진희 (1) | 2023.06.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