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디쯤 왔을까, 이제 어디쯤 왔을까
창 밖엔 낯선 어둠이 서성거리는데
저 시름 없이 잠든 이들은
다들 갈 곳이 있는 걸까
새벽기차의 고단한 침묵 속에서
때묻은 수첩 하나 꺼내 뒤적거리지만
마음은 춥구나
온기 없는 방처럼 마음이 썰렁하구나
내가 사랑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내가 가지려 애쓰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저 끝없는 철길을 달려가는
바람 같은 것 아니었을까
2.
어디로 가는 걸까,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창엔 지친 얼굴이 나를 보고 있는데
누구일까, 슬픈 눈의 저 사내는
어느 세상의 나그네일까
새벽기차의 외로운 질주 속에서
까맣게 잊혀진 이름들이 스쳐가는데
마음은 춥구나
겨울 묘지의 시든 꽃처럼 마음이 스산하구나
내가 꿈꾸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내가 이루려 애쓰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저 차가운 철길에 부서지는
바퀴 소리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
- 백창우 / 새벽기차 -
Sarah Mclachlan - Plen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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