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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그리고 인생

동그란 길로 가다 / 박노해

by LeeT. 2019. 9. 24.



누구도 산정에 오래 머물 수는 없다
 누구도 골짜기에 오래 있을 수는 없다
 삶은 최고와 최악의 순간들을 지나
 유장한 능선을 오르내리며 가는 것
 
절정의 시간은 짧다
 최악의 시간도 짧다
 
천국의 기쁨도 짧다
 지옥의 고통도 짧다
 
긴 호흡으로 보면
 좋을 때도 순간이고 어려울 때도 순간인 것을
 돌아보면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 게 나쁜 것이 아닌 것을
 삶은 동그란 길을 돌아나가는 것
 
그러니 담대하라
 어떤 경우에도 너 자신을 잃지 마라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위엄을 잃지 마라
 
- 박노해 / 동그란 길로 가다 중에서 -



이브나 - 가을방학



 

잠든 너의 전화벨이 울릴 때
난 괜히 몇 번 내버려 둬
난 괜히 몇 번 내버려 둬

식은 커피 같은 나의 고백에
몇 차례 버스를 보낸 뒤
넌 내게 이렇게 말했지

'난 절대 결단코 수백 날이 지나도
너 밖에 모르는 바보는 안 될 거야
행복함에 눈물 범벅이 될 지라도
너 하나로 숨 막힐 바보는 안 될 거야
그렇겐 안 될 거야'

정답지도 살갑지도 않던 눈동자
그 까만 색이 난 못내 좋았는지도 몰라

넌 절대 결단코 수백 날이 지나도
나 밖에 모르는 바보는 안 될 거야
유채꽃 금목서 활짝 핀 하늘 아래
나 하나로 듬뿍한 바보는 안 될 거야
그렇겐 안 될 거야

늦은 봄 눈 같은 나의 고백도
꽃 노래가 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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