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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리움 그리고 친구

시는 아름답다 / 오광수 - 이런 당신이라면

by LeeT. 2018. 12. 24.



이런 당신이라면
차 한 잔 나누고 싶습니다.
꽃향기가 아닌 잡초에서도
향기를 느끼는
그런 당신이라면
 
못생긴 나무일지라도
산을 지키는 거목이 됨을 아는
그런 당신이라면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겨울 땅 감싸주는 따뜻함을 아는
그런 당신이라면
 
슬픔에 힘겨워 할 때도
넉넉한 마음으로 지켜봐 주는
그런 당신이라면
 
작은 이야기라도
진실한 마음 전달할 수 있는
그런 당신이라면
 
좋은 시간 행복한 마음으로
차 한 잔 나누고 싶은
그런 당신입니다.
 
- 오광수 / 시는 아름답다 중 -



패닉(Panic) - 달팽이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나는 더욱더 지치곤 해
문을 열자마자 잠이 들었다가 깨면 아무도 없어
좁은 욕조 속에 몸을 뉘었을때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내게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줬어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거라고
 
아무도 못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모두 어딘가로 차를 달리는 길 나는 모퉁이 가게에서
담배 한 개비와 녹는 아이스크림 들고 길로 나섰어
해는 높이 떠서 나를 찌르는데 작은 달팽이 한마리가
어느새 다가와 내게 인사하고 노랠 흥얼거렸어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거라고
 
아무도 못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내 모든 걸 바쳤지만 이젠 모두 푸른 연기처럼
산산이 흩어지고
내게 남아 있는 작은 힘을 다해 마지막 꿈속에서
모두 잊게 모두 잊게 해줄 바다를 건널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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