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나서
바다를 보며 자라고
바다 가까이 사는 사람은
바다를 잊기 쉽다
물속에서 물을 잊고
공기 속에서 공기를 잊고 숨 쉰다
방이 막힌 벽을 잊은 채 걷고
종일 울면서 우는 일을 잊는다
까맣게 물든 바다를
저만치 보면서 바삐 지나치는 길
심한 갈증이 일어
핏줄을 가득 채운
출렁이는 바다를 깨운다
소금에 절여진 멸치는
짠맛을 잊고 사는 게 분명해졌다
어제 또는 그제 즈음
반쯤 남은 마지막 술잔의 술이
유난히 짜릿했던 것
취해버린 기분 탓만은 아니었나 보다
- 김덕곤 / 잊어버리는 일을 생각하다 -
Iron & Wine - 16, Maybe 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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