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의 발걸음도 그냥 뗄 수 없는데
한 걸음의 발자국도
부르는 노래가 되어 나오는데
노래했지요 꽃 피고 꽃 지는 일
더러 피지 못하고 피어오르던 꽃
지고 말았어요
다시 노래했어요
눈물 흐르는 일
흘러서 흐르는 일
흐르는데로 흘러 보내며
해 뜨고 해 지는 날로
눈을 감고 눈을 떴어요
무심코 발걸음을 떼고 또
그 길을 따라 걸었다는 것이지요
흰눈 내려 쌓이는 날
뒤돌아보니 하얀 눈길 위 도장을 찍듯
뚜렷이도 따라오는 내 발자국
아 길을 간다는 것, 산다는 것이
저렇듯 눈길 위에 발자국을 새기며
간다는 것이었는데
여기는 어디인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제껏 살아온, 지나온 삶과
그 길 위에 내가 새기며 걸어왔을
무심한 발자국들, 참담하던 날
한 걸음의 발걸음도 그냥 뗄 수 없구나
저 무수한 길을 향해 달려갔던 사람들
그 발자국마다에 실려오는
숨가쁜 땅의 역사
한 걸음의 발자국도
부르는 노래가 되어 나오는구나
- 박남준 / 한 걸음의 발자욱도
부르는 노래가 되어 -
Grand Design - Desperate He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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