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곁을 스치면,
설마 라도 봄 나뭇가지 스치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나 오늘 그대 처음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몰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겁니다.
찾을 수도 없는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자로 잰 듯이 살 건가요.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세요.
아득하게 멀리서 들려오는 바람의 소리를
- 마종기 / 우리가 모두 떠난 뒤 -
Doc Holliday - Faith In You
'삶, 인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지 앞에서 / 문병란 (1) | 2024.10.05 |
---|---|
오늘 / 노정혜 (0) | 2024.10.02 |
어느 날 / 선미숙 (0) | 2024.10.01 |
풀이 받은 상처는 향기가 된다 / 황태영 (0) | 2024.09.29 |
지금 짊어진 삶의 무게 / 고도원 (0) | 2024.09.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