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깨어나 마시는 차는
꿈과 현실 사이에 가로놓인 향긋한 교량과 같다.
차를 마시다 보면
어느새 나는 꿈에서 현실로 건너와 있다.
그럼에도 교량을 건너며
몇 번이나 뛰어내리고 싶었던가.
점심을 먹고 마시는 차는 산책과 흡사하다.
산책에 나서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차를 마신다.
우두커니,
나는 아직 여기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오후 네 시에 마시는 차는
호락호락 시간에 쫓겨 살지 않겠다는
문명인의 세련된 입장표명이다.
저녁에 마시는 차는 기도하는 것이다.
간절히 모은 두 손이 찻잔을 쥐고 있다.
- 김인 / 시간마다 다르게 마신다 -
(차의 기분 중)
Army Of Anyone - This Wasn't Supposed to Hap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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