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동안 우리는
아무도 만들지 않은 이기적인 풍경에 푹푹 빠지기로 해요
그대가 오지 않으면 내가 그대를 찾아갈게요
우리 사랑하는 일은
눈 내리는 날처럼
서로의 무심함도 가끔은 덮어가며 눈 맞추며
사랑이라 말하며 서로에게 젖어 녹아내리는 것
내 가슴에 살포시 그대의 눈이 와닿으면 눈이 부셔
한 줄 어린아이로 뛰어다니는 것
키 큰 감나무 우듬지에 넉넉한 까치밥 인양
우르르 붉음이 쏟아져 내리는 것
눈사람 한 둘쯤 끼어 앉아도 저 널찍한 하얀
마음 꽁꽁 닫아건 저수지 위에 화안히 여백이 켜지면
숫눈길 걸으며 뽀드득 서로의 소리를 들어요
눈 내리는 동안, 우리는
깡그리 서로의 고립이 되기로 해요.
- 박문희 / 눈 내리는 동안, 우리 -
이문세 - 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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