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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인생

느리게 / 정연복

by LeeT. 2017. 6. 25.





Cain's Offering - Into The Blue





먼길도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황소처럼

유유히 바다로 흘러가는
저 강물처럼

넓은 하늘에 두둥실 떠가는
저 구름처럼

꾸물꾸물 제 갈 길을 가는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담벼락을 오르는
담쟁이처럼

일년에 단 하나의 나이테를 만드는
나무처럼

초침과 분침에게 시치미 떼고
제 속도로 살아가는 시침(時針)처럼

느리게
느리게


- 정연복 / 느리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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