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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그리고 인생

누구나 시 하나쯤 가슴에 품고 산다 / 김선경

by LeeT. 2020. 3. 18.



정말 그럴 때가 있을 겁니다.
어디 가나 벽이고 무인도이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겁니다.
 
누가 "괜찮니"라고 말을 걸어도
 금세 울음이 터질 것 같은
 노엽고 외로운 때가 있을 겁니다.
 
내 신발 옆에 벗어놓았던 작은 신발들
 내 편지봉투에 적은 수신인들의 이름
 내 귀에다 대고 속삭이던 말소리들은
 지금 모두
 다 어디 있는가.
아니 정말 그런 것들이 있기라도 했었는가.
 
그럴 때는 연필 한 자루 잘 깎아
 글을 씁니다.
 
사소한 것들에 대하여
 어제보다 조금 더 자란 손톱에 대하여
 문득 발견한 묵은 흉터에 대하여
 떨어진 단추에 대하여
 빗방울에 대하여
 
정말 그럴 때가 있을 겁니다.
어디 가나 벽이고 무인도이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겁니다.
 
- 김선경 / 누구나 시 하나쯤 가슴에 품고 산다 중 -



Delain - Masters Of Dest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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