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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인생

누름돌 / 최원현

by LeeT. 2025. 4. 7.

2024.10.9.

어릴적 어머니께서 냇가에 나가
누름돌을 한개씩 주워 오시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누름돌은 반들반들 잘 깎인 돌로
김치가 수북한 독 위에 올려 놓으면
그 무게로 숨을 죽여 김치맛이 나게 해주는 돌입니다

생각해 보니 옛 어른들은 누름돌 하나씩은
품고 사셨던것 같습니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을텐데 자신을 누르고
희생과 사랑으로 그 아픈 시절을 견디어 냈으리라 생각합니다

요즘 내게 그런 누름돌들이 하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처가는 말 한마디에도 쉽게 상처 받고
주제 넘게 욕심내다 깨어진 감정들을 지그시 눌러주는 그런 돌
언제라도 그런 못된 성질을 꾹 눌러 놓을 수 있도록
누름돌 하나 잘 닦아 가슴에 품어야겠습니다

부부간에도 서로 누름돌이 되어주면 좋겠고
부모 자식간이나 친구지간에도 누름돌이 되어 그렇게만 된다면
세상도 훨씬 밝아지고 마음편하게 되지 않을까요

그 옛날 정성껏 김장독 어루만지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유난히 그립습니다.

- 최원현 / 누름돌 -

 

Kat - Łza dla cieniów miniony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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