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아, 나는 알겠다.
네 말을 나는 알겠다.
한사코 풀잎을 흔들고,
또 나의 얼굴을 스쳐 가
하늘 끝에 우는
네 말을 나는 알겠다.
눈 감고 이렇게 등성이에 누우면
나의 영혼의 깊은 데까지 닿은 너.
이 호호(浩浩)한 천지를 배경하고,
나의 모나리자!
어디에 어찌 안아볼 길 없는 너.
바람아, 나는 알겠다.
한 오리 풀잎마다 부여잡고 흐느끼는
네 말을 나는 정녕 알겠다.
- 유치환 / 바람에게 -
햄찌 - 이렇게 하루가 지나가면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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