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슬픈 그대에게 편지를 씁니다
그대의 뒷모습이 싸릿하게
아직 내 동공에 맺혀져 있습니다
그대 떠나던 날은 햇빛은 웬일로 그리 눈부셔
오히려 그대의 어깨에 얹힌 붉은 배낭이
더욱 무거워만 보였습니다
푹 눌러 쓴 모자 아래로 흘러내린
기인 머리카락은
그대 몇 날이고 밤새워 앓던
고독의 순간들을 속삭이고 있었습니다
아직 슬픈 그대여
오늘 나는 이 말만을 준비하였습니다
지금 당신이 폐허처럼
거기 그렇게 주저앉아 있는 것은
사랑으로
다시 일어서기 위함이라고 말입니다
콘크리트 바닥 틈새를 비집고 피어나는
가냘프고 하얀 풀꽃처럼 말입니다
반드시 당신도 그 슬픔의 차디찬 바닥을 뚫고
희망의 꽃을 피워 내리라 확신합니다
미안합니다
나는 더 이상을 알지 못합니다
- 홍수희 / 아직 슬픈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 -
이선희 - 겨울 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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