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말이야
흰 도화지에 예술도 하고
때론 더러운 낙서를 하곤 하지
그마저도 성에 차지 않아
찢기도 하고 구겨서 쓰레기통에
처넣기도 해
가면을 쓴 예술 작품은
화장실에 걸리기도 하고
고가품으로 둔갑하여
우상처럼 벽에 걸리기도 하지
그 어떤 색도
오롯이 받아들여야 하는
도화지는 차라리 검은색이고
싶을지도 몰라
설원이 녹아버리면
원색이 드러나는 더러운 세상처럼
순수란 말이지
단순해 보이지만
그만큼 아픔을 많이
지녔다는 것일 게야
난 오늘
뒷골목 골동품 가게에서
십자가 보혈의 피처럼
빨갛게 울어 지친
하얀 토끼의 눈물을 보았어
칼에 베인 순수의 눈물은
천 개의 색이 쏟아지는
빛일지도 몰라.
- 김나현 / 순수 -
Vitalij Kuprij - Crying In The Shad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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