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생은 와중이나 도중이나 진행 중에 있다.
그 삶이 끝나면 더 이상 중을 쓸 수 없다.
죽음에는 중을 붙일 수가 없다.
입원 중, 수술 중, 회복 중의 반대는 사망이나 영면이지,
사망 중이거나 영면 중은 없다.
그래서 살아서 하는 모든 행위는 ‘중’이다.
그게 너무 당연해서 중을 생략한다.
생각한다는 생각 중이고
외롭다는 외로워하는 중이고
사랑한다는 사랑하는 중이고
힘들다는 힘들어하는 중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다 과거형이 되면
그동안의 시간이 납작하게 압축된다.
외로웠다는 외로웠던 적이 있었다는 것으로,
그리웠다는 그리워했던 적이 있었다는 것으로,
사랑했다는 사랑했던 적이 있었다는 의미로
대수롭지 않게 축약된다.
그 내면이야 어떻건 도중이 생략되면
담담해지고 그저 지나간 일이 된다.
나는 지금 어떤 도중인가?
나는 지금 무엇을 하는 와중인가?
인생이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모아놓은 것이다.
좀 길거나 짧게 하는 일이 있고,
좀 느긋하게 하거나 서둘러 하는 일이 있다.
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 있고,
좋아서 밥 먹는 것도 잊고 하는 일도 있다.
어쨌거나 인생은 목숨이 붙어 있는 동안이므로
그 모든 일들이 ‘살아 있는’ 와중에 벌어지는 사건들일 테다.
- 림태주 /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는 중인가 -
XYZ - Souven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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