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줄 거리는 빗줄기가
가슴으로 타고 내리며
케케묵은 앙금을
씻어 내리며 하는 말
정리되지 않은 서랍처럼
뒤죽박죽 살지 말고
버릴 것은 버리고
말끔히 정리하라 하네.
넓은 가슴으로 용서하고
바다처럼 포용하며
채워질 수 없는 욕망은
일찌감치 버리라 하네.
낮은 곳으로만 흐르는
겸손한 빗물처럼
오르며 살려하지 말고
내려가는 삶을 살라하네.
빗물이 모여 물길을 내듯
순리를 따라 살고
꽃잎을 씻어 맑게 하듯
타인의 마음을
사랑으로 적셔주라 하네.
허공에서 곤두박질 칠 때
아찔한 고통을 견디듯
감당하기 힘든 고난도
끝까지 참아내라 타이르네
점점 굵어지는 빗방울은
값진 잠언(箴言)으로 내리네
- 박인걸 / 비의 잠언 -
Paul Simon - Slip Slidin' 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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