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형님이라 불러주는 동생이
셋 씩이나 있다.
일원짜리 인생
십원짜리 인생
백원짜리 인생
나는 오백원짜리 인생이다.
그런 나도
위로 세분이 형님을 모시고 산다.
천원짜리 형님
만원짜리 형님
오만원짜리 형님
나는
내 아래 동생들에게 더 애착이 간다.
이유는 위의 세분은
배다른 이복 형님이고
내 아래 동생들은
한 공장에서 태어난
친형제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돈이란 성은 같은데 이름은 틀리다.
윗분은 지폐라 부르고
나와 동생은 동전이라 부른다.
대접도 다르다.
지폐 형님들은 지갑 안에서
곱게 간수 받지만
나와 동생들은
돼지통에 집어 넣어
무관심을 받는다.
그러나
나와 동생들은 즐겁고 행복하다.
지폐 형님들은 간혹 부패한 곳에서
나쁜 짓 하며 더럽게 놀지만
나와 동생들은 혹은 착한 곳에서
깨끗하게 논다.
한 끼가 아쉬운
지하철 플라스틱 바구니에
그리고 지폐 형님들은 빨리 늙지만
우리는 용광로가 부르기 전까지는
팽팽함이 영원하리라.
- 문보근 / 오백원짜리의 넋두리 -
Absynthe Minded - My Heroics, Part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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