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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인생

바깥의 유혹보다는 / 정채봉

by LeeT. 2024. 7. 18.

2024.4.13.

나는 바깥의 유혹보다는
내 안의 유혹이 더 무섭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10대 때는 이것이 눈에 몰려 있는 듯했다.
보는 것, 그것에 대한 탐이
어느 때보다도 강했던 것이다.

20대에 들어서는 유혹이 귀로 쏠리는 듯했다.
귀가 유난히 밝은 것 같았고
들리는 것마다에 호기심과 갈증을 느꼈다.

그러던 것이 30대에 들어서는 혀에 곤혹을 느꼈다.
입만 열면 교만과 모함이 쏟아져 나오려고 했다.

그러다 40대에 이른 지금에야 나는 비로소
남이 나를 유혹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유혹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내 스스로가 그런 빌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나태의 유혹을, 관습의 유혹을.
그리하여 핑계만 있으면 
고통스러운 영혼의 의지를 떼어버리고
몸이 편하자는 대로 살려고 하지 않는가.
 
- 정채봉 / 바깥의 유혹보다는 -

 

Bobaflex - A Spider in the D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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