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인생

강물 인생 / 박인걸

LeeT. 2024. 11. 6. 02:00

2024.8.4.

냇물은 혼자서 지줄 대며 흐른다.
자신이 떠나온 고향을 향해
바쁘게 서두르지도 않는다.

가다가 힘들면 주저앉고
외로운 날이면 자기들끼리
큰 소리로 메아리를 부르다
고통이 가슴까지 차오를 때면
눈물은 강물이 된다.

굽이굽이 돌고 돌아
때로는 정신 없이 휘둘려
산산이 부서져 가루가 되어도
오던 길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허연 거품을 내 뱉으며
숨 가쁨에 헐떡이다가
유속에 현기증이 일어도
이제는 멈출 수도 없어

까마득한 옛 시절이
생각마저도 어렴풋한데
삶의 무게에 짓눌려
고개마저 들 수 없이
침묵 속에 흘러가는 인생아

- 박인걸 / 강물 인생 -

 

Enbound - Frozen to 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