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인생

꽃이 지던 날 / 박인걸

LeeT. 2024. 10. 29. 01:40

2024.6.30.

꽃이 져도 날은 맑네.
하도 많이 지니 어찌하랴.
바람이 없어도 꽃은 지네,
때가되면 뭔들 안질까

지는 꽃을 붙잡을 수 없네.
붙든다고 그 자리에 머물까
지는 꽃은 져야 하고
피는 꽃은 피어야 하네.

꽃 진다고 새는 안 울고
떨어진다고 비도 안 오네
피었다가 지는 꽃은
질줄 알고 피었다하네.

해도 지고 달도 지고
활짝 피었던 사람도 지네.
어제는 고왔는데 오늘은 지네.
아무 말 없이 떨어지네.

쓸쓸히 지니 가엽지만
피는 꽃이 있어 위로가 되네.
그럴지라도 지는 꽃에
서러운 마음 감출 수 없네.

- 박인걸 / 꽃이 지던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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