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움 그리고 친구

사랑에 대해 누가 묻거든 / 박소향

LeeT. 2023. 10. 30. 01:08

2023.8.30.

사랑에 대해 누가 묻거든
꿈을 꾸다가 깨어난 새벽이라고 해라
마지막 남은 겨울이 자주꽃 비에 젖는
2월의 어느 아침이라고 해라
 
하얗게 기운 낮달이
삼회리 버스 정거장 앞을 서성일 때
스치듯 지나가는 강바람이라고 해라
 
낮게 흐르고 낮게 우는 시간 속의 별들이
한꺼번에 가슴안으로 쏟아져 내리는
거룩한 저녁이라고 해라
 
그리고 침묵
밤처럼 불을 끄는 완전한 침묵이라고 해라
무의식의 대지 위에 하얗게 떨어지는 불운
그 사랑에 대해 누가 묻거든
 
- 박소향 / 사랑에 대해 누가 묻거든 -

 

열한시반 - 첫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