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인생

그네가 있는 풍경 / 홍수희

LeeT. 2023. 10. 25. 01:55

2023.8.20.

흔들거리지 않는 그네는
쓸쓸하다
 
외롭고 고단한
우리 가는 이 길에
누군가 등 좀 밀어줬다고
허공에서 그대
잠시 즐거웠던들
너무 탓할 일도
아닌 것이다
너무 나무랄 일도
아닌 것이다
 
허공에서
뒤척여 보지 않고서야
어찌 낮은 데의 평화를
알 수 있으랴
 
바람 속에 퍼덕퍼덕
휘둘려 보지 않고서야
어찌 한 길을 가는
잔잔한 행복을
알 수 있으랴
 
움직이지 않는
그네를 보면 나는 오늘도
뜨거운 손으로 높이
높이 올려주고만 싶다
 
- 홍수희 / 그네가 있는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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