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무르익은 것을 터지지 않게 지키는 일
안으로 익은 곶감의 단맛처럼
속으로 삭히어 말리는 일이다.
나잇값만큼 비싼 값은 세상에 없듯이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무거워지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일
일생동안 지고 왔던 짐을
제 자리에 내려놓는 일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질 때 가벼워지듯이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자서전을 읽는 것이 아니라 쓰는 일
나잇값만큼 불어난 숫자들을 나열하는 일이다.
약술처럼 오래 된 기억에 취해
푸른 로맨스를 꿈 꾸듯이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낯선 장소 낯선 사람들도
익숙한 이웃처럼 친근해 보이는 것
스쳐가는 모든 것
애처롭게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의 일과가 슬픈 것은
후회가 남긴 미련 때문이 아니니
떨지 말자 나이여
이제 겨울은 끝났으니
- 박소향 /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 -
Twilight Force - The Power Of The Ancient Fo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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